산행기

대동여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는산 풍악산(역둔산)1,208m 산행기

월매스 2010. 11. 2. 00:25

대동여지도에도 나오지 않는다는산 풍악산(역둔산)1,208m 산행기

산행일자; 2010년 10월 31일(일) 날씨; 맑은 후 오후 비. 산행거리; 10.2km 산행시간; 3시간 45분





풍악산(역둔산1,208m)은 강원 정선군과 삼척 하장면 경계에 위치한 지도에도 이름이 없는 오지중 오지산이다.몰운대를 지나 오두재를 넘어가는 길에는 앞도, 뒤도, 옆도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어찌나 산이 깊은지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봉우리 마저도 이름조차 갖지 않은 것들이 즐비하다. 최근에 안내 산악회 M산악회와 SM 산악회가 다녀 가면서 이름이 작명되고 정상 입간판도 붙게된 산이 풍악산(역둔산)이다.

 

그래서 사람이나 산이나 출생이 중요하다. 네팔에 있는 무수한 5,000m~6,000m산들도 이름을 얻지 못하여 무명봉으로 남고 ,이곳 하장쪽도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봉우리마저도 이름조차 갖질 못하는데 우리 동네 궁산은 해발 50m 산인데도 어였하게 지도에도 올라 있다.

 

2010.10.31(일) 안내산악회 K를 따라 대동여지도에도 없고, 1/50,000. 1/25,000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 그래서 山君작성한 “1000m 이상급산 목록”에도 없는 몰운대 광대산 건너에 있는 “풍악산(역둔산)1,208m ~삿갓봉1177m ~탕전봉(갈모봉)1,169m”을 치러 간다.

 

사북 증산 초등학교 3거리에서 좌회전 하여 421번도로를 타고 가다가 424번 지방도로를 따라 화암 방면으로 향하면 길옆으로 주르륵 펼쳐지는 화암팔경을 만난다. 소금강, 용마소, 광대곡…. 하나같이 절경이다. 이길은 민둥산1190m, 지억산1167m, 각희산1032m,광대산1,019m 때 여러번 지나간 길이다.

 

화암 8경 중 하나인 깎아지른 암벽 끝에 아찔하게 고사목이 서 있는 몰운대는 벼랑에 서면 비장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몰운(沒雲)’이란 ‘안개에 잠긴다’는 뜻이다.

 

박정대 시인의 시 ‘몰운대에 눈 내릴 때’가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세상의 끝을 보려고 몰운대에 갔었네 /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사랑보다 더 깊은 /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고 있었네 / 강물에 투신하는 건 차마 아득한 눈발뿐 / …(중략)… / 불현듯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그리운 이름들 / 바람이 달려가며 호명하고 있었네 / …(후략)”

 

버스는 몰운대 길로 가지않고 노목산1,148m때 지나간 38번 국도를 따라 사북 시내를 통과하여 412번 지방도로 따라 노나무재밑 터널을 통과 백전리 역둔리를 지나 10;55분 오두재에 선다.

 

오두재 주변은 황금빛으로 변한 낙엽송 군락이다. 이쪽의 산자락에는 거대한 군락의 낙엽송 숲이 펼쳐져 있다. 낙엽송이야 흔하디 흔한 나무지만, 다른 곳에서 낙엽송보다는 공기가 청아한 탓인지 색깔이 더욱 곱다. 오두재에서 우측(E)향은 다랫봉1,171m, 해당봉1,279m , 장병산1,108m, 숲뒤산1,065m로 이어진다.





0km 0분[오두재]879m

간단한 산행 준비후 강릉방향 오두재 절개지 펜스가 끝나는 곳 좌(WN)향 임도를 4~5m 따르다가 임도 버리고 좌측 능선을 향해 길없는 길 만들면서 급경사길 오른다. 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그런대로 잘 발달된 능선길 진행한다. 갈모봉(탕전봉)으로 오르는 급경사길이 만만치 않다. 코를 땅에 박고 지그재그 오르니 좁은 1~2평 공터에 정상석이 반긴다.[1.5km][40분]












 

1.5km 40분 [갈모봉]=[탕전봉]1,169m

고도 290m를 치고 오른 것이다. 조망 양호하다. 백두대간 능선이 멀리 하늘금을 긋고 뒤에는 다랫봉 능선이 우뚝하다. 간단한 증명사진 남기고 좌향 내림길 내려 선다. 우측으로 고랭지 채소밭이 따라온다.

 

채소밭 보호용 녹슨 감전 철사줄이 설치된줄 모르고 진행하다가 마른 풀숲속 철사줄에 걸려 땅바닥에 패대기친 개구리 신세가 된다.

최권사 기도 덕분인지 운 억세게 좋다. 넘어지는 순간 “아~! 산!! 이제 다 다녔구나”생각했다.한참후 털고 일어나니 휴~! 아무런 부상이 없다. 10여년 전 낙동정맥때도 농장 임도에 낮게 숨겨쳐진 철사줄에 걸려 넘어졌으나 억세게 운좋아 부상 없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보이지 않는 철사줄에 또다시 걸리지 않으려고 스틱을 세워 기타줄 켜듯이 긋고 농장 지대를 지나간다.

 

초겨울 오지산 능선에는 낙엽이 뒹굴고 앙상한 나뭇가지들은 허공에 가끔씩 흔들 거린다. 회색숲 여기저기에는 푸르름을 뽐내는 소나무 들이 드문 드문 박혀 있다. 일상을 벗어나 이렇게 호젓한 산길을 다닐수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고 행복이다

 

약 0.5km 진행후 고도가 많이 낮아진 능선갈림길에서 좌향 능선을 놓치고 잘못 붙어있는 표지기와 앞에 보이는 낙옆송 능선이 유혹한 탓에 알바길 진행하다가 좌측 능선을 발견하고 가시철망 따라 좌측으로 진행 능선을 만나 우향 오름길 오른다. 오름길 올라 90도 좌향 능선길 진행한다.(cf 우측 능선으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

 

낙옆송 능선길 지나 내림길 내려서 “덕심치” 안부에 내려선다. (cf 좌향; 역둔리향, 우향; 동면 건천리향) 직진 오름길 올라 삿갓봉 전위봉 지나고 좀더 진행 하니 능선 3거리봉 삿갓봉이다.[3.5km][70분]





5.0km 110분[삿갓봉]1,177m

(cf 우향 ;남전산 942m 거쳐 몰운대향) 좌향 능선길 15분 정도 거리 오늘의 주산 풍악산 (역둔산)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SM산악회가 걸어둔 삿갓봉 표지판 배경으로 증명사진 남기고 좌향 능선길 이어 간다. 풍악산 이름 처럼 이제 바위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름길 올라 서니 풍악산 정상이다.[0.7km][15분]













5.7km 125분[풍악산]1,208m

삼각점(임계461/ 2005년 재설)이 반긴다. 조망 양호하다.무한대의 시야가 펼쳐 진다. 멀리 백두대간 능선이 하늘금을 긋고 흘러가고 가까이는 남쪽으로 두위봉(1,465.9m) 과 백운산(1,426m), 그리고 노목산(1,148m)각희산(1,083.2m)이 조망 된다.

 

M산악회와 SM산악회가 걸어둔 2개의 정상 표지판을 배경으로 증명 사진 남기고 좌향 내림길 내려 서다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서 점심겸 간식시간 20여분 갖는다.

 

남서향 암릉 내림길 조심히 내려 서면서 1071m 봉을 만난다. 더 이상 직진은 낭떠러지로 진행이 불가능하다. 암릉 1071봉 직전 좌향 급경사 내림길 5-6m를 내려서 우회 하여 다시 능선에 붙는다. 5~6m 급경사 내림길도 보통 위험한 길이 아니다. 후답자를 위해 자일이 준비 되었다면 픽스 시켜놓고 싶은 구간이다. 겨울철은 10m 정도 자일이 준비 되지 않았다면 진행을 권하고 싶지 않다.

 

우회하여 능선에 다시 붙어 암릉 내림길 조심 스럽게 내려 선다. 삼거리 봉이다. 표지기따라 좌향 내림길 내려서나 직진 좌우측 모두 절벽이라 통과 불가능 하다. 삼거리 봉으로 되돌아와 표지기 걷어 우측으로 옮기고 우측 능선을 따라 5-6m 내려서다가 좌측으로 트레바스하여 직벽 절벽아래 능선으로 붙는다. 표지기 한 장 없는 잡목 능선을 치고 내려 온다. “배창랑과 그일행=山君들“ 표지가 다 떨어져 더 이상 붙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다음부터는 오지산을 올때는 여분 표지기를 비상용으로 더 준비 해야겠다.

 

암릉길은 이후에도 희미하게 이어져 내려온다. 고난의 연속이다. 긴장을 끝까지 늦출수가 없다. 대장도 뒤처져 있고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어 오직 동물적 감각에 의존 선두로 길개척하면서 하산한다. 좌측으로 묵밭과 임도 보여 험난한 하산길을 끝내고 임도 따라 배추밭 지나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서서 도로 따르니 하장 초등학교 역둔분교다. 14;45 하산길이 험난했던 풍악산 산행을 마감한다. [4.5km][100분]





10.2km 225분[하장 초등학교 역둔분교]

전교생이라고 해야 14명인 하장 초등학교 역둔분교 운동장 한쪽 수도가에서 땀에 젖은 몸을 대충 닦고 새옷 갈아 입고 가을비에 젖을새라 서둘러 버스 안으로 들어가 할일없이 후미들 기다리는데 지루한 2시간을 보낸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는 수확 끝나 텅비어 너른 고랭지 채소밭을 적시고, 산간마을의 슬레이트 지붕을 적시고, 하장초등학교 역둔분교의 운동장을 적신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후미 기다리는 시간동안 가까이 있는 백전리의 물레방아를 찾아 볼것인데 아쉽다. 초가지붕을 이고 선 물레방앗간에 놓인 물레방아는 국내에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것. 석탄을 캐내기 훨씬 이전인 첩첩산중의 산골마을에서 산판을 일궜던 화전민들이 150여년 전에 지은 것이다. 지금은 쓸 일이 없어 세워두고 있지만, 막아둔 물길만 트면 지금도 물레방아는 덜컹거리며 돈다는데~!

 

16;50 후미 도착하고 10여분 이동 가까운 식당에 예약한 K 산악회 제공 올갱이국에 준비해간 더덕주와 머루주로 일행들과 뒷풀이하고 17;40분 하장을 출발 고속도로 막혀 22;30복정역 도착 지하철로 집 도착하니 23;30 이다. 샤워하고 짐정리하고 무사산행을 마치게 해준 최권사 기도에 감사하며 꿈나라로 간다.

 

 

풍악산(역둔산 지도 1.2.